[김성민의 독서경영 - 한계비용 제로 사회]
“지구는 모든 사람의 필요를 충족할 만큼 충분히 주지만,
모든 사람의 탐욕을 충족할 만큼 충분히 주진 않는다.”
- 간디 p.176
이번 여름 휴가기간에 가족들과 수영장에 가서 물놀이를 하다가 소스라치게 놀란 경험이 있다. 한참을 아이들과 놀고 있다가 문득 주변을 돌아보니 나만 홀로 상반시 누드(?)를 하고 있는것이 아니겠는가. 인식하지 못했을 때는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알고나서부터는 왠지 사회부적응자의 모습을 한 듯한 내가 너무나 신기한 존재가 되어버렸다. 여름 물놀이 복장의 트랜드가 바껴서 생긴일이다.
우리는 변화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따뜻한 물에 들어가 있는 개구리 실험의 비유처럼 변화 한복판에 서 있으면서도 그것을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것이 자본주의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다.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태어났고 자랐으며 현재도 그 속에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자본주의가 우리에게는 전부로 다가올 수 있다. 하지만, 자본주의라는 체제는 우리 인류 역사상 매우 독특하며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는 시스템임을 인식하는 순간 상반 누드로 물놀이를 하고 있음을 알게 된 것 만큼이나 새로운 눈을 갖게 된다.
저자인 리프킨은 흔히 '미래학자'로 인식된다. 그는 자본주의가 최대로 발전을 하게 되면 필연적으로 '한계비용제로'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경제학 용어라서 찾아보니 새로운 물건을 만들때 추가적으로 소요되는 비용이 한계비용인데 그것이 0(영)에 가깝게 된다는 뜻이다. 음반을 제작하려면 엄청난 많은 시간과 노력, 자본이 들어가야 하지만 제작된 음반을 카피하는데에는 거의 돈이 소요되지 않는 다는 개념이다. 리프킨은 이렇게 인터넷이나 디지털 세상에서 벌어지는 현상뿐만 아니라 우리가 접촉하면서 사는 모든 물질도 한계비용 제로를 향해 나아간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그는 1차 산업혁명과 2차산업혁명을 통해서 기존의 패러다임이 어떻게 변화되었는가를 살펴보고 그 변화의 중심에는 커뮤니케이션과 에너지 모체가 있다고 말한다. 즉, 1차 산업혁명에서는 증기기관의 발명을 통한 철도의 보편화 그것으로 공간을 축소시키고 석탄산업이라는 에너지가 산업을 끌어가는 바탕이 되었다고 한다. 2차 산업혁명에서는 자동차와 전화, 그리고 석유에너지의 시대를 맞이했음을 들면서 3차 산업혁명이 진행되고 있는 지금의 커뮤니케이션과 에너지 모체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사례를 들어보이고 있다.
그가 상당히 폭넓은 주제로 3차 산업혁명의 단면을 제시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전혀 친숙하지 않은 분야의 이야기(나에게는 생태학)도 나와서 집중력이 떨어지는 부분도 있었다. IoT 라는 사물인터넷과 3D 프린팅을 통한 제조의 혁신이 생산수단이 중앙집권화에서 개인화되어갈 것이라고 말하고, 온라인 무료교육에 대한 이야기로 지식이 보편화되는 세상을 보여준다. 앞으로 공유경제와 자연재생에너지를 통한 에너지 모체가 바뀌고 있음을 강조한다.
읽어가다보니 그는 미래학자 라기 보다는 책 어딘가에서 표현된 대로 '사회 사상가' 라는 표현이 적합한것 같다. 우리는 현재의 변화를 조금 부분적으로 느끼고 이런 책을 통해 알게 된다. 그러나 미래가 어떻게 흘러갈지는 아무도 확신할 수 없다. 리프킨도 자신의 그려놓은 미래에 기후문제나 테러등의 위협과 변수가 있음을 언급하고 있다. 누구도 확신할 수는 없지만 이런 미래를 그려놓고 이야기하는 것은, 봐야할 기준선을 그어놓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누구는 그 선을 따라가며 더욱 진하게 선을 그어놓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나만의 새로운 선을 그으려고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지니간 산길이 산책로 둘레길이 되듯이 우리가 꿈꾸고 행동하는 삶이 미래가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조금 묵직하지만 미래를 준비하며 사업을 하는 분이라면 꼭 읽어봐야 할 책이 아닌가 하여 추천한다.
<책 속의 명언>
- 흔히들 다윈이 ‘적자생존’이라는 용어를 고안했다고 알고 있지만, 사실은 스펜서가 다윈의 작품을 읽고나서 만들어 낸 용어다. p.106
; 다윈의 '종의기원'을 읽을 때 '적자생존'이라는 말이 나와야 하는 부분에서 '자연선택' 혹은 '자연도태'라는 표현이 있는 것을 보면서 의아해 했었다. 그래서 '자연선택'이라는 말이 나올 때 그것을 역으로 '적자생존'으로 이해를 하니 쉽게 읽혔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같은 말이라고 생각했던 말이 서로 다른 입장을 지니고 있음을 알게 된다. 다윈은 스펜서가 자신의 이론을 가지고 만든 '사회진화론'을 그리 달갑게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한다. 다윈이 말한 '자연선택'은 '당장의 현지 상황에 보다 잘 적응하는 것'을 나타내는 은유로 사용했던 반면에, 스펜서는 '적자생존' 이라는 말을 통해 '최상의 물리적 형체를 갖춘것' 이라는 의미를 담아냈던 것이다. 따라서 루저와 위너를 탄생한 장본인은 다윈이 아니라 스펜서가 아닌까 생각이 든다. 스펜서의 '적자생존' 드립은 아마도 히틀러에게로 흘러들어간게 아닐까 싶다. - 독서의 고립적 성격은 커뮤니케이션이 순전히 사람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독자적 행위라는 생각을 강화한다. 커뮤니케이션의 사회적인 특징이 제거되는 것이다. (중략) 사학자 엘리자베스 아이젠슈타인은 독서 문화는 구술 문화보다 더 개인주의적이고 독자적이라고 말한다. p.291
; 책만 읽은 헛똑똑이라는 옛말이 있다. 책은 간접경험을 넓혀주지만 그속에만 매몰되거나 편향적인 독서를 하게 되면 세상의 부분만 보게 되는 우를 범한다. 다양한 책을 접하더라도 자신만의 렌즈로 파악을 하게 되면서 무슨 책이든 자기 논리화가 되어버리고 편협함으로 치달을 수 있다. 그래서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바로 '독서토론'이다. 2주에 한번씩 참석하는 '독서경영포럼'에서는 저마다 다른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보여 자신만의 관점의 이야기를 쏟아낸다. 분명 그 이야기들 속에는 내가 생각한 것과 180도 다른 이야기도 나온다. 그 시간이 바로 인식의 충돌이 이뤄지고, 나의 편협함을 도끼처럼 깰 수 있는 순간이다. 고립되고 개인화되어 있는 독서에 머물지 말고 꼭 독서토론을 가지길 바란다. - “구글을 사용하지 않고 일주일을 버티는 게 얼마나 힘들까? 아니면, 강도를 더 높여 페이스북, 아마존, 스카이프, 트위터, 애플, 이베이, 그리고 구글 모두를 사용하지 않고 일주일을 버틴다면?” - 컬럼비아 대학 법대교수 팀 우 p.328
; 팀 우 교수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를 돌아보게 된다. 어느덧 스마트폰과 IT 기기에 길들여져 있는 게 아닌가. 영화 쇼생크 탈출에서는 길들여짐에 대해 30년만에 가석방을 받은 한 죄수가 사회로 나가 자살을 하는 장면으로 우리에게 경고하고 있다. 공짜로 검색하고, 공짜로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고, 공짜로 사진을 저장하는 그런 공짜(Free) 문화가 오히려 나의 자유(Free)를 구속하고 있는지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김성민의 북리지 - 함께 성장하는 책 리더십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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