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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민의 독서경영] 브릴리언트 - 조병학・이소영

[김성민의 독서경영 - 브릴리언트]


“그럼 뭐가 부끄러운 일인데요?"

“자신이 모르고 있으면서도 알려고 하지 않는 것과 아는 척하는 거요.”  p.310



 인간들이 뿌려놓은 독약때문에 평원에서 살기 어려워진 동물들이 숲으로 들어가 살게 된다. 그 숲속에서 호기심 많은 작은 독수리 베라와 경험 많은 큰 독수리 헤라는 앎과 이해, 감각, 이성, 이미지, 본질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창의성에 대한 교훈을 던져준다. 이것이 이 책의 내용이다. 


 대부분의 우화식 자기계발서에서는 진리를 찾고 싶어하고 뭔가 지식에 대한 열망이 가득한 존재가 친절한 스승을 만나 깨우침을 얻게 되는 스토리를 담고 있는데, 이 책에서 나오는 스승과 제자는 일반적인 구성과는 사뭇 다르다는 느낌을 받는다. 분명 큰 독수리 헤라가 스승의 위치에 있고 끊임없이 작은 독수리 베라의 무지를 깨우쳐주면서 가르침을 베풀고는 있지만 전혀 친절하지가 않다. 오히려 까칠하다고 까지 느껴지는 태도로 베라를 무안하게 만드는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그 둘의 대화를 잠시 옅들어보자. 


큰 독수리 : “왜 그렇죠?"

작은 독수리 : “어렸을 때부터 어른들에게 함부로 하고 제멋대로 나뭇등걸을 파헤치고 그랬대요."

큰 독수리 : “그래서요?"

작은 독수리 : “그건 나쁜거죠. 헤라도 그런 건 나쁘다고 했잖아요."

큰 독수리 : “그래서요?"

작은 독수리 : “네?"


작은 독수리는 간담이 서늘해지면서 뭔가 잘못되었음을 느낀다. 그러면서 자신의 말이 무엇인가 오류가 있음을 깨닫고 스스로 생각을 하게 된다는 설정이다. 스승의 친절한 가르침으로 접근하는게 아닌 까칠한 스승의 알쏭달쏭한 수수께끼를 접하며 당황해하는 제자가 문제를 풀어가는 모습을 그렸다. 그런데 대화를 보면 서로 존댓말을 하고 있다. 스승이라면 스승으로서 근엄하고 자애로운 어투를 쓰고, 제자는 제자로서 모습이 보여야 할터인데, 서로 친구처럼 맞먹는 모습으로 대화가 이어진다. 이 때문에 어느 부분이 작은 독수리의 말이고, 어떤 부분이 큰 독수리의 말인지 헷갈리기도 한다. 왜 저자는 이렇게 서로 존댓말을 하는 관계로 설정해놓았을까? 


아마도 배움이라는 것은 누군가로 부터의 정보의 전달보다 스스로 고민과 성찰, 자각 속에서 깨우치는 것이라고 여겨서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렇게 본다면 큰 독수리 헤라의 까칠함도 이해가 된다. 그가 '답은 바로 이거야' 라고 말해줬다면 일반적인 우화를 뛰어넘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런면에서 이 책의 내용은 독특하면서도 독자에게 주는 교훈이 분명히 있다. 


숲으로 들어간 독수리들의 대화라서 아이들의 동화책으로 읽혀볼까도 생각했지만, 설정만 독수리고 내용은 사변적인 내용이 많아서 사고와 창의성에 대해 사색해보고자 하는 사람이 읽으면 좋을 책이라 생각된다. 


<책 속의 명언>


  • “하지만 그건 틀렸어요. 모른다고 말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그렇게 말함으로써 누군가로부터 그것에 대해 배울 기회가 생기게 되죠.” p.33 
    맞아요, 베라. 할아버지에겐 모른다는 걸 드러낼 수 있는 엄청난 용기가 있었던 거죠. 다시 말하면 모르는 걸 알고자 하는 대단한 열정이 있었던 거죠.  p.305
    ; 저자는 모름을 모른다고 하는 것이 진정한 용기고 배움의 시작이라고 말하고 있다. 배움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자기 인식이다. 소크라테스가 그당시 아테네 시민들보다 한가지 더 알고 있었을 뿐이라고 한다. 아테네 시민들은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을 몰랐고,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을 알았다는 것이다. 모름을 인정했을 때 타인과의 소통도 가능하다. 만일 나의 모름을 인정치 않고 나의 지식을 절대화 한다면 생각의 감옥에 갇혀버리는 결과를 낼 수 있다. 이때 혼자서 지낸다면 전혀 아무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문제는 다른 한명이 이 사람과 함께 하게 되었을 때는 자신의 표현문제가 상대의 이해문제로 둔갑해버리고 만다. 소통의 문제는 자기 인식의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 


  • 언어와 이미지를 키우는 다른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핵심을 찾아내는 ‘추상화’가 있다. 추상화는 여러가지 복잡한 것들이 공존하는 세계에서 본질만을 남기고 다른 모든 것을 제거하는 작업이다.  p.177
    ; 독수리로 부터 배우는 것 중에 하나는 사람들의 표현과 생각은 언어와 이미지의 한계를 넘을 수 없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언어와 이미지를 키워야 하는데 이 방법으로 '추상화'를 말하고 있다. 추상화 능력은 본질을 밝히는 힘을 말한다. 바로 창의성의 핵심이 된다. 아무리 현란하게 겉을 꾸며도 중심에 있는 본질은 변하지 않듯이 본질을 깊이있게 바라봄으로써 다른 어떤 외형적 특성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깊은 통찰을 할 수 있게 된다. 


  • 책상위에 놓아둔 작은 메모리 스틱을 찾지 못해 쩔쩔매는 이유가 새롭지 않은 것들에 무디게 반응하는 감각의 특성 때문이다.  이성이나 감성도 마찬가지다.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고, 변화에 대해서도 ‘그냥 흘러가는 것 중의 하나’라고 판단한다. 이렇게 이성과 감성은 살아있는 채로 서서히 죽음에 이른다. p.331
    ; '죽음' 이라는 표현이 나오니 섬뜩하다. 우리는 변화를 겪지않으면 지각할 수 없다는 말이다. 지각을 위한 2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겠다. 첫번째 방법은 지각의 힘을 아주 예리하게 갈고 닦는 것이다. 예를 들면, 명상과 몰입을 하면 감각능력이 극대화된다고 한다. 두번째 방법으로 즉각적으로 사람으로 하여금 행동을 유발시키는 방법은 강한 자극을 주는 것이다. 쎄게 꼬집으면 아파서 소리를 지르듯이 위기의 상황을 마주하게 되면 살려고 변화를 모색하게 된다. 어떤 것을 선택하겠는가? 나의 선택의 문제가 아닐가?



김성민의 북리지 - 함께 성장하는 책 리더십 지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