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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경영/독서법을 읽다

[김성민의 독서법을 읽다] 리딩으로 리드하라 - 이지성

[김성민의 독서법을 읽다 - 리딩으로 리드하라]


“사랑하는 어머님과 오랫동안 이별했다가 다시 만난 것처럼 독서하라. 

아픈 자식의 치료법을 묻는 사람처럼 질문하고 토론하라” 

- 성호 이익  p.241


 최근 이지성 작가에 대한 비판글들이 SNS 상에 올라오는 것을 보고 뭐가 어떻길래 이처럼 시끄러울까 싶어서 이 책을 손에 들었다. 아무래도 누군가의 비판을 무분별하게 받아드리고 편승하는 것보다 내가 직접 읽어보고 판단해보고자 하는 생각에서였다. 읽고난 결과는 아쉽지만 적어도 이 책에 대해서만큼은 비판의 목소리가 옳았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이전까지 읽은 이지성 작가의 책은 국민 베스트셀러가 된 R=VD 라는 매력적인 공식을 만들기까지 한 "꿈꾸는 다락방" 이었다. 자기계발의 초기에 꿈을 꾸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인생에 대해 심장을 뛰게 만들었던 책이었다. 물론 '꿈꾸는 다락방'은 세속적 성공학의 일반적인 내용을 잘 모아둔 책이라는 사실을 독서를 해가면서 수년뒤에야 알게 되었지만 말이다. 


이 책을 한마디로 말하면 '성공학' 책이라고 할 수 있다.   'A 를 넣으면 Success를 얻을 수 있다' 라고 써 있는 성공자판기에 서면 나름 A 에 대한 욕심을 가지게 된다. 문제는 A 가 무엇이냐는것인데, 어떤 책에서는 끌어당김의 법칙을 토대로한 '긍정적 사고' 라고 하고 앞선 책에서는 '생생한 꿈'을 말하고 있다. 때로는 그게 부자아빠가 되기 위한 네트워크 마케팅이라고도 말하고 졸린눈을 비비고 일어나게 만드는 '아침형 인간' 이라고도 말한다. 이 책은 A 의 자리에 '인문고전 독서' 가 들어갔을 뿐이지 성공학 자기계발서에서 말하는 공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거기에다가 이지성 작가의 특유의 감성적이고 매력적인 글이 더해지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팔린 책이 아닐까 싶다. 


이지성 작가는 이 책을 통해서 '인문고전 독서'의 위대함을 나타내고 있다. 인문고전 독서를 하면 바보가 천재가 되고, 인문고전 독서를 하면 노벨상을 받게 되고, 인문고전 독서를 하면 최고의 투자자가 될 수 있고, 부를 쟁취할 수 있으며, 역사적 위인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무수히 많은 역사적 인물들의 이야기를 가져오고, 그들이 했던 모든 활동에서 '인문고전 독서'를 커다란 돋보기로 확대한 후에 우리에게 메시지와 함께 던져주고 있다. 


먼저 이 책의 긍정적인 측면은 사람들에게 독서의 중요성에 대한 동기부여를 해준다데 있다. 사람들이 평소에 하지 않던 행동을 하는데 있어서는 어떤 역치 이상의 강한 자극이 있을 때 일어나는데,  이와 같은 성공학 책은 개인이 평소에 생각지 못했던 것에 대해 아주 강하고 짜릿하게 전달함으로써 동기부여를 해준다. 이런면에서 이 책은 전형적인 성공학 자기계발서 책으로 볼 수 있겠다. 


그러나, 그 이유때문에 부정적인 측면이 나오게 된다. 이를테면 3류 막장 드라마가 될 수록 시청률이 오르는 것과 같이 보다 짜릿하게 쓸 수록 팬덤이 형성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내용에 있어서 과도하게 극단적이거나 왜곡된 형태로 정보를 전달하게 되는데, 이지성 작가가 매력적으로 펼쳐놓은 과거 역사적 인물들의 '인문고전 독서'에 대한 내용이 바로 그와 같다고 할 수 있다. 책 전반이 대부분 그렇게 말하고 있지만 궃이 몇가지 사례를 든다면, 칼비테 영재교육법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칼비테 교육의 핵심이 '인문고전 독서'라고 하는데 너무 한쪽만을 부각했음을 칼비테 교육에 대해 조금만 읽어보더라도 알 수 있다. 또한 과거 역사적 인물들이 '인문고전 독서'를 했고 위대해졌고 천재가 되었다고 하는데, 그 당시 사람들이 공부를 한다는것이 무엇이었을까를 생각한다면 작가의 의도적인 치우침을 알게 된다. 조선시대 선비들이 인문고전 읽기를 했다고 말하는데 그것은 그당시 선비들의 일반 교과서를 본것을 말하고 있고, 서양에서도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책이나 유클리드 기하학 등을 읽은 것은 그 당시에 '인문고전'을 읽은 것이 아니라 교과서 혹은 그냥 '책'을 읽은게 아닌가 싶다. 


그리고 칼빈의 기독교강요를 인용하면서 글의 맥락과 의도와는 다르게 성경과 함께 '인문고전 독서'를 하라는 메시지로 의역하여 풀어내거나, 스티브 잡스의 사례에서도 대학때 읽었던 인문고전독서를 강조하는 부분도 작위적인 느낌을 준다. 그래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독서' 라는 내용이 나오는 부분을 컴퓨터의 '찾아 바꾸기' 기능을 이용해서 모두 '인문고전 독서' 로 바꿔놓은게 아닌가 하는 생각 말이다. 


혹자는 그래도 사람들이 인문고전에 관심을 갖게 만든 기여가 있지 않겠느냐는 말을 하는데, 물을 많이 마시면 좋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역사적인 인물들의 물을 섭취해서 천재가 되었고, 몸짱이 되었으며, 암을 고치고, 주식에 성공하고, 수능성적이 올랐고 하는 내용을 담아놓은 책이 있다면 어떨가 생각해보았다. 사람들이 그책을 보고 동기부여를 받아 물을 마셨으니 그래도 좋은 책이었다고 볼 수 있을까? 


이 책을 직접 읽어보기 전까지는 그래도 이지성 작가가 책을 많이 읽지 않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눈높이를 낮춰 대중적인 책을 쓰지 않았겠는가? 어렵게 쓰면 책이 팔리겠는가?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책을 읽어보니 왜곡된, 심지어는 근거가 없거나 잘못된 내용을 쓴 것을 보고 착찹함을 금할 길 없었다. 아마도 이것은 이지성이라는 작가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더욱 마음 심란해진게 아닌가 싶다. 


마지막으로 한마디를 하고 마치고자 한다. 이지성 작가가 상품으로 만들어버린 용어 '인문고전 독서'에 대해서는 모르겠지만, '독서' 그자체는 우리 의식의 많은 부분을 바꾸어 놓는 것은 사실이라고 본다. 독서를 통해서 편협했던 눈을 열고 상대를 이해하며 좀더 다채로운 인생을 살게 된다면 꼭 천재가 되지 않는더라고 하더라도 참 의미있는 일이 아니겠는가.





김성민의 북리지 - 함께 성장하는 책 리더십 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