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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민의 독서경영] 유엔미래보고서2045 - 박영숙, 제롬글렌

[김성민의 독서경영 - 유엔미래보고서2045]


 2065년 투명망토가 등장한다.  p.32


오늘자 포털뉴스에 매우 충격적인 기사 하나가 올라왔다. 로봇 바둑기사가 인간 프로기사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이어진 내용으로 세계 최정상에 있는 이세돌 9단과 3월에 맞붙는다는 글이 올라와 있었다. 그 이야기를 했더니 아내가 그게 뭐 대수로운 일이냐는듯이 처다본다. 하지만, 이는 역사에 기록될 사실임에 틀림없다. 1997년 IBM이 만든 딥블루 라고 하는 슈퍼컴퓨터가 인간 체스챔피언인 러시아의 개리 카스파로프를 상대로 이겼을 때 인간은 지적 능력에 있어서 컴퓨터에게 뼈아픈 패배를 얻은것으로 전세계가 떠들썩했다. 그러나, 체스는 컴퓨터가 이기는게 가능했지만, 그보다 엄청난 변수와 전략이 들어가야 하는 바둑에 있어서는 인간을 넘을 수 없다는 생각이 퍼져 있었다. 그런데 인간이 패배한 것이다. 물론, 이 경기에 참여했던 프로기사의 실력이 대단치 않았다는 말도 있지만, 그래도 프로가 아닌가.  지적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는 분야가 차츰 로봇과 컴퓨터에 잠식당하고 있다. 인류의 미래는 어떻게 펼쳐질 것인가?  이 책이 그런 부분에 지식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고 들여다 보았다. 


런데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많이 실망스러운 책이다. 가장먼저는 제목에 유엔미래보고서라고 되어 있어 왠지 UN 에서 내놓은 보고서라는 듯한 권위가 실리고 있으나 이 책은 UN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책이라는 것이다.  그냥 원제목과 같이 'State of the Future' 라고 했어야 맞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내용적인 면에서 좀더 미래에 대한 통찰이 잘 드러나주었기를 기대했지만, 그것도 아니었다. 이 책을 가지고 함께 독서토론을 진행했는데, 농업분야에 종사하시는 분의 이야기로는 이미 식량이나 기후등에 대한 부분은 보편적으로 너무 잘 알려져 있는 내용들이었다고 한다. 과학기술에 있어서도 내가 보기에 새로운 내용은 없었다. 게다가 이보다 큰 문제는 각각의 사건들에 대한 통합적인 사고와 미래에 대한 전망들이 전혀 나타나 있지 않다는 것이다. 기술발전을 읽다보면 마냥 인간이 잘살게 될 것만 같이 느껴지다가 환경문제 파트로 들어가면 인류가 멸망할 것 같은 공포감이 든다. 그냥 이런 저런 보고서들을 병렬적으로 나열했을 뿐이다. 미래사회 수명이 증가하는 것으로 결혼도 안하고 종교에도 무심할 것이라는 전망을 옮겨 적어놓기도 하며, 단순 사망률과 출산율을 가지고 뽑은 데이타로 2100년에는 세계인구가 96억에서 123억이 될 것이라는가 하며, 이산화탄소 배출로 인한 지구온도 상승과 이상기후로 홍수가 발생하고 빙하가 사라지고, 호주에서 연간 5,200명이 고온으로 사망하게 되는 등 지구가 더 이상 살기 어려운 곳이 될 것이라는 내용이 이어진다.  대한민국이 UN이 선정한 물부족 국가라는 루머가 한때 인터넷을 떠들썩하게 했던 적이 있는데, 그 시초가 되었을 법한 국제인구행동연구소의 한국에 대한 분석도 그대로 들어가 있어서 책 전체의 신뢰도를 가늠해볼 수 있게 하였다. 


기대한것에는 못 미치지만 그래도 이 책이 가지는 의미는 있을 것 같다. 첫째로 미래에 대해 전혀 생각해보지 못했던 사람들에게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해주는 상식서로서 가치가 있다. 물론 다양한 관점을 균형있게 다룬 내용은 아니어서 감안하고 본다는 전제하에 말이다. 둘째로 통합적 사고는 부족하지만 개별 사안에 대해서 고민할 수 있도록 기회를 열어줄 수 있겠다. 이는 공부는 안하고 컴퓨터 게임에 빠져 있는 조카에게 '너 그렇게 계속하다간 대학 못간다!' 하고 말하는 것 같다. 누가 알겠는가. 그 이야기를 듣고 정신차려서 공부를 해서 자랑스럽게 합격통지서를 삼촌 얼굴에 던져줄지.. 아니면, 프로게이머가 되어 새로운 인생을 살수도...


이 책의 겉표지가 말해주는 아우라에 현혹되지 않고, 단순 정보서로서 한번쯤 읽어봐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 책 속의 명언> 


  • 신이 발달하고 (중략) 누구라도 사이버 공간에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덕분에 국민 투표는 물론, 글로벌 투표까지 가능해져서 국회의원들이 대신하던 대의민주주의의 시대가 가고 국민이 직접 모든 것을 결정하는 직접민주주의가 활성화되고 있다.  p.56 (2045년의 어느날 가상의 30대의 삶 이야기 중)
    ; 독서모임에서 이것을 주제로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과연 모든 국민들이 직접 결정하는 것이 더 나은 미래라고 할 수 있을까? 그리고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그런 미래가 도래할 것인가? 이에 대한 내용에 앞서 우리는 엘리트로 구성된 정치가들에 의한 통치와 모든 사람들에 의한 평등한 의결권을 가진 국가 사이에서 선택해야만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에릭 프롬의 '자유로의 도피' 에 나온 글과 같이 인간은 자신에게 주어진 자유에 따른 책임을 거부하고자 누군가에게 권리를 줘버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그 기술을 통제할 그 누군가가 과연 누구여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은 남을 수 있겠다 싶었다


  • 저널리스트 마커스 울슨은 인간이 작업해야 할 일들을 점차 로봇이 대신하게 되면서 미래에 인간은 오로지 창조하는 일에만 열중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p.151
    ; 로봇에 우위를 점하는 인간의 역할은 무엇일까 생각해보면 호기심을 갖고, 질문하며, 창조하는 일이라는 말은 부인할 수 없을 것 같다. 2030년이 되면 현재 존재하는 직업의 80%는 없어진다고 하니 지금 학교를 다니는 자녀에게 커서 뭐가 되야 된다는 둥의 꼰대 발언은 삼가야 할 것이다. 


  • 2014년 도요타는 최초로 수소연료전지 자동차인 미라이의 판매를 시작했다.  p.330
    ; 이건 전혀 모르고 있던 내용이었다.  전기자동차 개발과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소식이나, 수소차가 개발중이라는 이야기는 언뜻 들어본 것 같은데, 이미 '미래(미라이)' 자동차가 판매를 시작했다는 소식은 충격적이었다. 관련 내용을 좀더 찾아보니, 전기자동차에 비해 충전시 걸리는 시간, 한번 충전으로 갈 수 있는 거리, 차량의 힘 등이 월등히 좋은 장점이 있는데 다만 수소충전소를 설치하는게 특별한 장치가 필요하여 기존 주유소 10개 짓는 비용이 들것이라는 내용이 있다. 독서 모임에 참석하셨던 외국계 석유회사의 임원 한분은 에너지 자원의 변화나 차량용 에너지 인프라등을 생각했을 때 국가차원에서 면밀히 검토하여 방향을 정하는 것이지 쉽게 주먹구구로 결정될 일은 아니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미래는 어떻게 바뀌어갈까? 답은 알 수 없지만, 현재 우리가 무엇을 하는지가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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