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민의 독서경영 - 창조의 탄생]
모든 위대한 발견, 심지어 획기적인 비약처럼 보이는 발견조차도
실은 짧은 뜀뛰기이다. p.43
창의성을 바라보는 2가지 관점이 있다. 첫째로 가장 보편적이며 우리에게 익숙한 '촉발'로 보는 것이다. 둘째로는 이 책의 저자가 이야기하는 '과정'으로 보는 입장이다. 촉발로 보는 경우는 아이디어가 튀어나오는 순간에 집중한다. 흔히 '유레카'의 순간 'Aha moment' 라고도 한다. 오랫동안 숙성되었던 지식과 정보가 서로 융합하면서 한순간에 결정적인 아이디어로 튀어나온다고 보는 입장이어서 신비주의적인 느낌도 든다. 역사속에서 놀라운 발견과 아이디어를 내놓았던 사람들의 천재성을 주목하기도 하고, 그런 천재적 아이디어를 일반인도 내놓을 수 있다고 하며 브래인스토밍이나 체크리스트 기법, 스캠퍼, 트리즈 등의 기법으로 접근을 하면서 결국에는 아이디어가 촉발된다라는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방식이다.
반면에 이 책에서 이야기 하는 것은 '과정'으로서의 창조성이다. 순간적으로 촉발되는 과정으로 보여지는 것은 시간이 지나서 과거에 일어난 사건들을 압축해서 이해하기 때문에 그런것이지 실은 반복된 '문제-해결-문제-해결'의 연속된 과정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이 입장에서의 창의성은 특별한 한순간이나 천재 한명에게 기대질 않는다. 혹시 위대했던 사람을 바라보더라도 그 사람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성과로 만들기까지 거쳤던 과정을 조명해보고, 그 사람을 둘러싼 환경과 프로세스의 입장에서 살펴본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아르키메데스의 이야기나 라이트형제의 비행이야기를 통해 위인전에서 읽었던 이야기 너머의 실상을 언급해주고 있다. 실제로 기업의 혁신에 있어서 창의성은 바로 이런 부분이 필요한게 아닌가 싶다. 아무리 신입사원의 아이디어가 좋고 창의성이 높다고 하더라도, 경직된 조직 문화에서는 쉽게 사장되어 버리는게 다반수이다. 개인의 현란한 창의성보다 조직안에서 어떻게 아이디어를 받아들이고 결과로 만들어나가는 것이 중요한지는 수많은 기획안을 까여본 사람이라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책은 개인이 읽기에는 크게 건질게 없다는 아쉬움이 있다. 순간에 집착하는 입장에서는 적어도 개인이 이러저러한 기법을 사용하거나, 천재들의 사고법을 흉내내면 누구나 창의적이게 될 것이라고 유혹한다. 실제로 그 이야기를 듣고 실천하여 개별적인 사안에서는 좋은 아이디어를 내놓기도 한다. 하지만, 과정의 입장에서 이야기하는 이런 류의 책은 개인이 실천할 것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있다고 한다면 3장의 '역경을 예상하라' 나 5장의 '모두가 인정받지 못한다'를 읽으면서 심리적 맷집을 단단히 해놓게 되는 효과정도라고 할까? 처음에는 모두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에 참고 견디며, 끝까지 포기하지않고 개선에 개선을 더해가면 언젠가는 결과를 낼 수 있다는 자기개발이나 성공학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을 들을 수 있을 뿐이다. 물론 창의적 결과를 내기까지는 개인의 끈질긴 노력이 있었기 때문임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책을 읽고 실제적인 도움과 방법론을 얻고자 하는 사람이었다면 실망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꼭 읽어야 할 사람이 있다. 창의성을 과정으로 보는 입장에서 창조적 아이디어란 조직의 문제이기 때문에 팀이나 조직의 리더라면 매우 유용한 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리더로서 이 책을 읽게 된다면 조직 문화와 구성을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한 많은 통찰을 얻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책 속의 명언>
- ‘창조적 걷기’가 없듯이 ‘창조적 사고’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 창조는 단지 결과, 즉 사고가 우리를 이끌어 데려갈 수 있는 장소이다. 창조하는 방법을 알고자 한다면 먼저 생각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p.64
=> 이 말은 이해하기가 좀 어려웠다. 창조적 사고가 존재하지 않는다니,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이 분명히 우리주변에 있지 않은가. 이 말은 생각하는 방법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며 애초에 천재적인 머리 자체가 존재하지 않음을 말한게 아닐까 싶다. 그 만큼 창의성은 특별한 천재의 머리에서가 아니라 우리 평범한 사람들을 통해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말이다. - ‘왜 그것은 작동하지 않을까?’라는 질문은 창조를 빨아들인다. 이에 답하면 창조가 숨을 내쉰다. 이 질문이 없다면 혁신은 질식하게 된다. p.85
=> 새로운 생각은 새로운 방식의 질문으로 부터 나온다. 질문을 하는 사람은 딴지를 거는 사람이 아니라 가능성을 탐색하는 사람이다. 리스크의 가능성, 실패의 가능성, 성공의 가능성, 새로운 적용의 가능성.. 그 무수한 가능성들을 놔두고 '일단 됐어' 하면서 대충넘어가려는 조직에 질문하는 사람들은 걸림돌이 될 것이다. 걸림돌이 디딤돌이 될지 방해물이 될지는 조직의 수준이 말해줄 것이다. - 우리는 더 많은 경험을 쌓을수록 더 적게 생각하게 된다. 전문지식은 효율성이다.
=> 맞는 말이다. 그러나 높은 지식 수준을 쌓아야지 좋은 아이디어를 낼 수 있다는 말도 사실이다. 예전에 이를 놓고 고민했던 적이 있었다. 책을 읽으면 사고가 다양해지기도 하지만, 그 분야에 대해 안다고 생각하고 옹고집이 되기도 하기 때문에, 과연 독서가 창의성을 높이느냐 고정관념을 견고하게 하느냐에 대한 고민이었다. 결국 동일한 '독서행위'를 하더라도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음을 알게 되었다. 도끼로 나를 깨 부수는 독서가 있고, 나의 생각의 틀을 견고하게 만드는 독서가 있다. 둘다 필요하다. 그래서 캐빈애슈턴은 고수가 되고나서 다음 단계로 해야할 것이 있다며 이렇게 이야기한다. "전문가가 되는 것은 창조력을 발휘하기 위한 첫번째 단계에 불과하다. 두번째 단계는 초심자가 되는 것이다." p.170
김성민의 북리지 - 함께 성장하는 책 리더십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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