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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경영/모든것의 본질

[김성민의 본질게임] 이것은 연탄이 아닙니다.

[김성민의 본질게임 - 두루마리 휴지의 변신]


  우리가 사물과 대상을 바라볼 때 익숙한 것을 선호한다. 심지어는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그렇다. 이에 대해 알아볼만한 아주 흥미로운 실험이 있었다. 한 심리학 실험에서 참가자들의 정면 사진을 찍어 2장의 사진을 보여주는데, 한장은 그대로이고 나머지 한장은 좌우를 바꾸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둘중에 마음에 드는 사진을 선택하게 하면 많은 사람들이 좌우가 뒤바뀐 사진을 골랐다고 한다. 반면 그의 친구들은 바뀌지 않은 사진을 골랐다. 왜 이런일이 벌어진 것일까?  그 비밀은 아침마다 세수를 하고 보는 거울에 있었다. 사진의 주인공은 자신이 매일 같이 보아왔던 거울에 비쳐진 얼굴에 친숙했던 것이고, 친구들은 그의 모습 그대로에 친숙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우리는 일상속에서 자주 접하는 것에 대한 친숙함을 지니고 있고, 그것과 다를 때에는 거부감을 갖는다. 아이디어를 내야할 때 특별한 장치를 걸지 않는다면 친숙한 방식의 사고 엔진만 가동하기 때문에 대한민국에 있는 철수나 지구반대편에 있는 스티브가 비슷한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CNN 설립자 테드 터너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했을 때 사람들이 비웃지 않으면 그것은 좋은 아이디어가 아닐 확률이 높다” 라고도 말했다. 그 말은 진실이다. 이 엉뚱한 색깔의 두루마리 휴지 아이디어를 내놓은 사람도 처음에는 놀림을 당했을지도 모른다


  


  사진속의 검정색 연탄처럼 보이는 것은 포르투칼의 헤노바 사가 내놓은 검정 화장지이다. 유럽의 고급호텔의 화장실에 많이 걸려 있다고 하는 이 화장지가 국내에서도 많이 쓰이나보다. 국내 온라인 쇼핑몰에서 찾아보니 3개 묶음에 3만원가량에 판매가 되고 있었다. 색깔하나 바꿨을 뿐인데 이렇게 유명세를 타게 되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회사의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이제는 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개 빛깔로 형형색색 다채로운 화장지를 내놓고 있다. 어려서 빨간휴지를 줄까! 파란 휴지를 줄까! 하는 공포괴담의 소재거리가 실재로 등장한 것이었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다하게 되었을까? 그것은 익숙함의 형태에 머무르지 않고 본질을 보았기 때문이다. 화장지의 본질은 어디에 있는가?  '하얀색' 이라는 것은 본질이 아니라 화장지의 형식이다. '부드러운 질감의 종이'가 본질이다. 직접 헤노바 화장지로 뒤를 닦아보진 않았지만 휴지의 부드러움과 그 기능도 역시 좋을 것이다.  그리고 그 본질을 제외한 형태적인 부분, 즉 '색'을 다양하게 바꾸는 시도를 하였다. 어찌보면 '역발상'이라고 할 수도 있겠으나, 비 본질적인 부분에 대한 다양한 시도가 이런 고급 휴지가 나오게 된 근원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특별한 휴지는 남다름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그대로 먹혔으리라. 


  기존의 익숙함에서 서로 경쟁하는 것을 '레드오션'이라고 한다면, 본질을 바라보고 새로움을 추구하는 것은 '블루오션전략' 이라 한다. 앞으로 우리 기업이 나가야 할 방향이 본질게임에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김성민의 북리지 - 함께 성장하는 책 리더십 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