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민의 독서경영 - 질문도 전략이다]
"과거의 실패를 책망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우리가 반드시 생각해야 할 것은
그 사람의 미래를 어떻게 바꿀 수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p.119
공대를 나와서 논리적 사고를 선호하면서도 '전략'이라는 말이 나오면 마음한구석이 그다지 편치 않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전략이라는 말이 전쟁사에서 나온 군대용어라서가 아닌가도 싶다. 남을 꺾고 내가 승리하기 위한 방법, 그래서 자연스럽다기보다 짜맞춰 준비하는 인간미 없는 치밀함.. 그런게 언뜻 떠오른다. 그래도 어쩌랴. '질문'이라는 단어가 적혀있어 집어들었으니 한번 읽어봐야지.
일본작가가 쓴 책은 언제나 봐도 패턴화가 잘 되어 있다. 산발적으로 흩어진 내용들을 한두가지 개념으로 꿰어 놓는 일. 일본저자가 쓴 책의 장점이다. 저자는 질문을 크게 2가지로 나눈다. 첫째는 '이타적 질문' 둘째는 당연히 '이기적 질문'이다. 우리가 흔히 질문한다고 하지만 물음표가 달려있을뿐 질문이 아닌경우가 많다. 그 중에 이기적 질문으로 명령이나 심문에 해당하는 것이 그것이다. "납기일 까지 할 수 있겠지?" 라고 하는 질문은 '아니오 못합니다' 라는 답을 예상하고 하는 질문이 아니다. 그냥 그때까지 하라는 명령인 경우가 많다. 때로는 상대의 지적수준을 판가름 하기 위해, 또는 내가 원하는 정보를 얻기 위한 질문도 모두 '이기적 질문' 의 카테고리에 넣었다. 영업사원으로서 고객에게 필요한 것에 대한 정보를 얻는다는 것, 그런 것도 모두 이기적 질문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그렇게 본다면 이 책은 여느 질문책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그저 표면적인 스킬 몇개를 던져주기보다 어느정도 질문자가 지녀야할 마음가짐에 대해 다루고 있다. 그리고 책의 절반은 다음 6가지 마인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질문체질이 되기 위한 6가지 마인드 p.35
1. 잘 들어줄 것
2. 이야기를 끊지 말고, 부정하지 말것
3. 단점을 극복하기보다는 장점을 살릴 것
4. 어떤 경우라도 응원할 것
5. 수시로 격려하고 칭찬할 것
6. 나부터 충족되어 있을 것
이것들은 '이타적 질문' 즉 상대의 깨달음을 기대하며 던지는 질문에 적합한 태도를 말하고 있다. 이런 접근에는 당연히 명확한 정답을 알면서 한다거나.. 기존에 있는 답을 그대로 전달되는 형태로 얻고자 함이 아닌 더 깊은 사고의 과정이 수반된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질문은 절대 퀴즈가 아닙니다. (중략) 질문에 대한 답은 상대방에게 있으며 그 내용 또한 사람에 따라 달라집니다. 질문을 받고 생각을 하다보면 자신의 무의식을 의식하게 되고 그 속에서 나름의 해답을 찾게 됩니다. 이 작업을 반복하면 다양한 깨달음을 얻는 것과 동시에 사고방식이나 행동이 변하고 그 사람을 둘러싼 인간관계도 변화를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이런 질문 유형은 단순히 세일즈 스킬로서의 질문과는 전혀 다르다. 어쩌면 상대방의 성장을 기대하며 던지는 질문으로 코칭질문과도 맞닿아 있을 것 같아 보인다. 다음번에는 코칭에 관한 책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쨋든, 이 책에서는 앞서 언급한 6가지 마인드를 강조하고 있는데, 그중 인상깊었던 구절을 적어보았다. 먼저는 단점을 극복하기보다 장점을 살릴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것은 과거를 캐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목적을 향해 나아감을 뜻한다고 한다.
과거의 실패를 책망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우리가 반드시 생각해야 할 것은 그 사람의 미래를 어떻게 바꿀 수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p.119
과거가 아닌 미래로 향하십시오. ‘어떻게 하면 이 사람으로부터 미래에 도움이 될 대책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 늘 그런 마음으로 대화에 임하기 바랍니다. p.131
이 부분에서 몇가지 고민되는 생각이 있었다. 과연 '과거'에 대한 문제원인을 찾는 것은 잘못되었는가? 하는 의문이다. 집에 들어와 아내와 그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기도 했다. 쉽게 답을 낼 것은 아니지만, 과거를 향한 질문이 부정적으로 비쳐지는 상황에는 하나의 특징이 있었다. 그것은 한 사람이 상대방의 잘잘못을 따지면서 하게 될 때 벌어지며, 또한 그 상대방 자체의 문제로 몰아가게 될 경우에 과거질문은 부정적인 결과로 내닫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문제해결 프로세스에서 스스로 자신에게 던지며, 문제의 원인과 자신을 분리해서 바라보며 하는 질문은 괜찮지 않을까? 기업의 현장에서는 꼭 필요한 질문이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쨋든, 저자는 이런 위험성에 대해 이야기라도 하는듯 다음과 같은 내용을 책에 쓰고 있었다.
또 한가지 포인트가 있습니다. ‘감정’과 ‘묻고 싶은 것’을 구분하는 것입니다.
“왜 늦었지?”라는 물음에는 “늦은 원인이 무엇인가?”하는 질문에 더해 ‘지각을 하다니 말도 안돼!’ 라는 감정이 스며들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는 물음에 답하기보다는 분노를 피하기 위해서 연달아 변명과 핑계를 늘어놓게 되는 것입니다. p.131
질문을 통한 화살이 내게로 향하게 된다면 그 누구도 방어적이게 될 수 있다. 그렇다면, 과거 질문을 사용할 때에도 그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지 그 사람을 책망하고자 하는게 아님에 대한 신뢰를 가지고 하면 되지 않을까 싶었다. 당연히 미래 질문은 책임추궁보다 해결방안모색에 맞춰져 있기에 큰 고민없이 진행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2부로 나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전반부에는 앞서 이야기한 이타적 질문을 위한 6가지 마인드에 대해 다루고 후반부에는 '질문기술 실천편'이라고 해서 만다라트 기법을 활용한 각 상황별 8가지 질문 기술을 설명한다. 뒷부분은 실습지라고 생각하며 천천히 익혀나가며 보아도 좋을 것이다.
책을 읽으며 나는 얼마나 다른 사람을 위한 질문을 했었나하는 반성의 시간을 가졌다. 그저 나의 논리가 우수하다는 것을 뽐내듯이 던졌던 이기적 질문은 아니었을까? 인생을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 관계가 중요하다고 하는데, 그런 관계를 좋게 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한다면 저자가 말하는 '질문도 전략이다' 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것도 같다. 좀 더 다른 사람을 위한 질문을 노력해야겠다.
김성민의 북리지 - 함께 성장하는 책 리더십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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