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민의 독서경영 - 그릿 GRIT]
자기 일에 대한 열정을 발견하는 것은 시작일 뿐
그 열정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평생 심화시켜야 한다. p.146
'돈 많은 부모를 만난 것도 능력' 이라며 승승장구하던 시절 내뱉은 한 승마인의 말은 많은 사람들을 분노케 하였다. 비리에 얼룩진 성공을 떳떳하고 당연하다는 듯이 여기는 그의 태도에 대한 경악스러움이었을 것이다. 적어도 우리는 그것(공평한 경쟁을 통하지 않은 좋은 성과)이 정의롭지 못한 일이라고 알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걸 인정하는 마음도 가슴한켠에 두고 있는 듯 하다. 누군가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면, "쟤는 원래 머리가 좋잖아" 라거나, 경기에서 우승한 스포츠맨에게는 "타고났다. 타고났어" 라며 그가 애초에 재능을 가지고 태어났기 때문에 그럴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부모를 잘 만났다거나 재능을 타고났다거나 하는 이야기는 공평한 경쟁이 아니었음을 내포하는 말이다. 그것에 대해 오늘 이 책의 저자는 니체의 다음과 같은 말을 빌어 이면의 동기를 설명하고 있다.
“아무도 예술가의 작품 속에서 그것이 완성되기까지의 과정을 보지 못한다. 그 편이 나은 점도 있다. 작품으로 완성되는 과정을 보게 되는 경우에는 언제나 반응이 다소 시들해지기 때문이다.” <니체> p.67
“누군가를 ‘신적인 존재(천재)’로 부르면 우리는 그와 경쟁할 필요가 없어진다” <니체> p.68
첫째로는 결과의 완벽함을 그의 타고난 천재성으로 설명하는 것이 더욱 경이롭게 보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마치, 마술사의 공연의 비밀을 알고 나면 마술이 시시하게 느껴지는 것과 관련있다. 그저 신비스러운 현상으로 보는 것이 더욱 재미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둘째로는 그렇게 재능이라고 말해야지 그 사람과 나와의 차이가 정당화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만약 노력에 의해서라고 누군가 이야기 하면 내가 성공하지 못한 책임은 나의 노력을 탓해야한다는 말로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이 책은 성공한 사람들이 가지고 있었던 것은 '재능' '환경' '부모' 'IQ' 등이 아니라 '그릿' 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서 그릿은 '기개' 로 번역이 되기도 하는데 '열정'과 '끈기'의 모습을 담은 표현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말에 뭐가 있을까 생각해보니 '깡' 혹은 '깡다구'가 비슷한 말이 아닐까 싶다. 저자는 총 3부에 걸쳐 그릿에 대한 수많은 인터뷰와 사례를 들고 있다. 1부에서는 왜 다른 것이 아닌 '그릿' 이 성공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을 가르는 기준인지에 대해서, 2부에서는 '그릿'의 4가지 모습이 각각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 3부에서는 그릿을 키우기 위해서 부모는 어떻게 양육해야 하는지를 담고 있다. 1부에 나와 있는 위인과 일반인을 나누는 지표도 결국 '그릿'의 유무로 해석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위인과 일반인을 구분지어주는 네가지 지표 (‘지속적 동기부여’, 스탠퍼드대 심리학자 콕스) p.112
1. 멀리 목표를 두고 일하고, 이후의 삶을 적극적으로 준비하며 확고한 목표를 향해 노력하는 정도
2. 단순한 변덕으로 과제를 포기하지 않음. 새로움 때문에 다른 일을 시작하지 않으며 변화를 모색하지 않는 성향.
3. 의지력과 인내심의 정도. 한 번 결정한 사항을 조용히 밀고 나가는 결단력
4. 장애물 앞에서 과업을 포기하지 않는 성향. 끈기, 집요함, 완강함.
어찌보면 저자가 하는 이야기는 너무도 익숙하고 당연한 이야기로 들린다. '머리 좋아도 끈기를 가지고 노력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어' 라는 말을 과학적 데이터를 가지고 좀더 세련되게 이야기했다고도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당연한 이야기를 설득함에 있어 심리학 실험과 다양한 인터뷰 내용을 기반으로 했다는 것이 인상깊다. 긍정 심리학의 대부격인 마틴 셀리그만을 비롯해서 자기계발서에 등장하는 수많은 심리학자들을 직간접적으로 만나서 의문을 제시하고 해결해나가고자 하는 저자의 이야기는 매우 설득력이 높다. 이 책 내용에도 등장하는 TED 에서 발표한 영상을 보면 자신의 이론에 대해서 완벽하다고 자신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그릿을 가지고 연구해나가야 한다고 말을 하는데 모르는 부분을 인정하는 태도가 더욱 마음에 든다.
그릿을 지닌 사람은 어떤 모습을 보이는가? 저자는 총 4가지 특성을 이야기 한다. 간단히 말해 '관심' '연습' '목적' '희망' 이다. '연습'은 1만시간의 법칙, 10년법칙 등으로 익숙한 개념을 그대로 말하고 있다. 어떤 분야에 두각을 나타낸 사람은 그가 지닌 재능때문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수많은 연습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이런 공식을 만들었다.
재능 x 노력^2 = 성취
노력은 단순히 많이 하는 것이 아닌 '의식적 연습' deliberate practice 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는데, 향상시키고자 하는 것이 있다면 내가 하고 있는 방법이 제대로 하는 것인지에 대한 반성의 거울로 비쳐보면 좋을 것 같다.
의식적인 연습의 기본요건 p.189
1. 명료하게 진술된 도전적 목표
2. 완벽한 집중과 노력
3. 즉각적이고 유용한 피드백
4. 반성과 개선을 동반한 반복
마지막으로, 저자는 이야기하지 않지만 어떻게 성취를 경험한 사람들은 그릿의 태도를 갖는지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는 지루하고 고달픈 상황속에서도 연습과 노력을 멈추지 않았던 사람들에 대한 인터뷰에서 답을 찾아낼 수 있었다.
“제게 재능도 좀 있었겠죠.” 차이의 대답이었다. “하지만 그보다는 음악을 너무 사랑해서 유년 시절 내내 하루 네 시간에서 여섯 시간 동안 연습한 덕택이에요.” p.51
코프먼은 연주실력을 높이겠다는 투지에 넘쳤는데 첼로 연주가 즐거웠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제가 뭐라도 할 수 있는 지적 능력의 소유자라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증명해 보이고 싶었어요. 그때 심정으로는 그게 뭐든 상관없었죠.” p.59
시버의 얘기를 듣노라면 그의 생활이 너무 우울할 것만 같다. 하지만 그는 상황을 그렇게 보지 않았다. “나는 공을 던질 때 행복해요. 야구에 내 인생을 바쳤습니다……. 그건 내가 하고 싶어서 정한 일입니다. 공을 잘 던질 때 행복하니까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일을 하는 것 뿐입니다.” p.96
“그런데 왜 그만두지 않았나요?”
“이유는 아주 간단합니다.” 게인스가 대답했다. “내가 수영을 사랑하기 때문이죠. 나는 경쟁에 열중했고 훈련 성과, 컨디션 유지, 우승, 원정경기, 동료들과의 만남 등 그 모두가 굉장히 좋았습니다.” p.182
그릿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고 좋아하는 의미와 가치의 일을 찾았는지의 유무에 있는 것은 아닐까? 나는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진정 열의를 가지고 사랑하며 의미를 느끼고 있는지 되돌아 보는 시간이 되었다.
이런 류의 책은 전형적인 자기계발서이다. 게다가 심리학이라는 과학을 기반한 자기계발서이다. 자기계발서가 가지고 있는 위험성은 성공의 모든 책임을 개인에게 귀속시킨다는데에 있다. 그리고 성공이 곧 올바른 삶의 모습이라는 것을 전제에 깔고 있다. 왜 그렇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은 하지 않는다. 어쩌면 그런 질문은 인문학이나 철학에서 해야하는 질문일지 모른다. 이런 위험성을 이해하며 읽고 그 중에 개인의 성장에 도움이 될 만한 방법론을 찾아 적용해본다면 무난한 독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성민의 북리지 - 함께 성장하는 책 리더십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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