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민의 본질게임 - 드라이클리닝에 나타난 창의성]
계절은 벚꽃 만발한 봄을 지나 여름을 향해 가고 있다. 벌써 마트의 입구에는 에어컨 광고 배너로 그 누구보다 빠르게 여름이 다가왔음을 알리고 있다. 더워져서 안 입는 겨우내 입었던 양복을 세탁소에 맞겨 드라이해서 보관해볼까?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즈음에 물 세탁을 하지 않는 'Dry' 세탁의 정체가 궁금해졌다. 살아오면서 부모님들이 늘 해오셨기 때문에 궂이 깊이 생각하지 않고 양복 같은 것은 세탁소 드라이에 맡기는걸 당연시 생각해왔던 것이다. 왜? 물로는 안되는가? 물 안쓰는 다른 방법은 없는가? 과연 세탁이란 무엇이기에?
세탁의 본질은 더러운 오염물질을 옷감으로부터 분리해내는 것이다. 이를 위한 방법으로 물에 넣어 헹구거나 비비고 치는 활동을 해왔던 것이다. 때로는 화학적으로 이물질을 떼어내거나, 물리적인 방법으로 때리고 주물러서 옷을 빠는 모습은 세탁의 본질인 '오염물질 분리'를 만족시키기 위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보여지는 '방법'을 세탁 그 자체로 보지 말아야 하는 것이 본질게임의 시작이다.
고대 로마때에도 옷을 빨래했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빨래의 역사는 상당히 오래되었다고 할 수 있다. 어쩌면 인류가 옷을 걸쳐입게 된 역사와도 비슷할지 모르겠다. 역사속에서 빨래는 물을 계속해서 사용해오다가 물이 아닌 방식을 쓰게 된 것은 그리 오래지 않았다. 19세기 초의 프랑스를 그 시작으로 보고 있는데, 베링이라는 사람이 더러운 식탁보에 벤젠을 엎질렀다가 그 부분이 깨끗해짐을 경험하고 그 이후로 드라이클리닝 산업이 발전했다는 기록이 있다. 사실 생각해보면 식탁보에 뭔가 엎질러본 사람은 베링이 최초는 아니었을 것이다. 우리 아이들도 거의 매일같이 식탁에 뭔가를 엎지른다. 수많은 사람들이 역사속에서 엎질러왔다면 그중에 벤젠류의 무극성 액체를 엎지른 경우도 있지 않았겠는가. 그런점에서 보면 창의성이란 매일같이 모두가 경험하는 사건에 대한 새로운 관점의 관찰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하겠다. 우리 주변에도 어쩌면 놀라운 발견의 씨앗이 지금 일어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것을 관찰하며 발견하는 사람은 역사속에 이름을 남길 것이다.
어쨋든, 그렇게 물이 아닌 세탁 방식이 발견되고 개발되었다. 2000년 넘게 물에 의한 세탁이 당연시 여겨왔는데, 이제는 옷감을 덜 상하게 하는 드라이클리닝 방식이 탄생한 것이다. 하지만 이게 끝일까? 우리는 '오염물질 분리'라는 본질을 만족시키기 위해 물이 아닌 다른 방법 한가지를 알아냈을 뿐이다. 이제 누군가가 물과 기름이 아닌 제3의 물질 혹은 방식으로 오염물질 분리를 성공시킨다면 그는 세탁에 있어서 창의적 성과를 내게 될 것이다. 이를테면 -말도 안되게 보이긴 하지만- 불을 사용한다거나, 옷감에 묻은 오염물질만을 태워버리는 특수한 광선을 비춘다거나, 어떤 주파수의 초음파를 이용해서 오염물질을 옷감으로 떼어내어 그것만 빨아들인다거나, 옷감을 제외한 오염물질을 먹이로 삼는 미생물을 이용해 한다거나... 세탁에 있어서 창의적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고 본다.
찾아보니, 드라이클리닝에 사용되는 기름의 유해성 때문에 대안적인 방식의 세탁이 연구중인것 같다. 그중에 하나가 사이다,콜라등에 들어가는 탄산을 이용해서 세탁을 하는 '탄산세탁'이라는 것도 있다고 한다. 어쩌면 우리가 찾아내지 못한 더 좋은 방식이 있을 것이다. '이것이 최선이다' 라는 인식의 고정관념을 내려놓는다면 더 나은 방식에 대한 창의적 사고가 더욱 펼쳐질 것이라 믿는다. 그리고, 이런 창의성은 어떤 순간적인 번뜩임이 아니라, 철저히 관찰하고 분석하며 의문을 제기하는 '본질사고'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주장이다.
김성민의 북리지 - 함께 성장하는 책 리더십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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