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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민의 독서경영] 김대식의 인간 vs 기계 - 김대식

[김성민의 독서경영 - 김대식의 인간 vs 기계]


강한 인공지능이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겠죠. (중략)

‘인간은 지구에 왜 있어야 되나?’

p.322



우리는 알게 모르게 수많은 인공지능에 둘러싸여 살고 있습니다. 어제밤 열대야에 틀어놓은 선풍기에도 있습니다. 시간을 맞춰놓으면 정확히 지정한 시간동안 돌다가 꺼지죠.  

이게 무슨 인공지능이냐 말하는 분도 있겠지만, 인공지능의 역사에서 초창기에 구현해냈던 방식입니다. 미리 짜여진 알고리즘에 의해 작동하는 방식이었죠. 이게 조금 발전하면 '엑스퍼트 시스템'이라고 해서 매우 복잡한 로직을 미리 입력해 놓아서 마치 전문가 한사람이 안에 들어가서 해내는건 아니야? 하며 생각하게끔 만드는 정도까지 왔습니다. 사람이 썼는지 로봇이 썼는지 구분이 안되는 수준에 와 있는 기사로봇이 엑스퍼트 시스템입니다. 그러나 이런 인공지능은 그때마다 사람이 일일히 로직을 입력해줘야 했습니다. 상황이 변하면 변한 게임의 규칙에 맞춰 모든 걸 다 다시 입력해줘야 했지요. 일본 문학상 예심을 통과했다고 하는 소설을 쓰는 로봇이 바로 그런 경우입니다. 소설속의 상황이나 인물설정등을 미리 모두 입력시켜줘야 하죠. 예를들어 비가 오는 날의 주인공의 심정이 어떤 범주에서 일어날지에 대한 로직도 아주 세세한 부분을 다 짜줘야 합니다. 물론 일단 짜놓고 나면 그 뒤로 로봇이 소설을 쓰는 것은 아주 빠른 시간내에 되긴 됩니다. 하지만 결국 노가다는 모두 사람이 해야만 했던 것이죠. 이 로봇의 개발자인 사토 교수는 작년 이맘때쯤 앞으로 소설쓰는 로봇을 개발하지 않겠다며 인터뷰했던 것을 기사로 보았습니다. 당연하죠. 엑스퍼트 시스템은 우리의 상상속에 생각하던 인공지능의 모습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책 리뷰를 하지 왠 뜬금없는 이야기냐고요. 이유는 오늘 다룰 책이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과거의 인공지능이 아닌 현재 발전하는 인공지능은 다르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왜 다르냐? 어떻게 다르냐? 라는 것을 김대식 교수는 책의 거의 절반을 할애하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접근방식은 매우 흥미롭습니다. 기술이 아닌 인문학적 지식을 기반으로 하는거죠. 특이하지 않나요? 게다가 수학이나 기술을 다루었다면 지루했을 텐데, 과거 역사와 철학의 이야기들어서 인문학에 관심있는 분이라면 가볍게 읽어내려갈 수 있을 겁니다. 


인공지능도 어차피 '지능' 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인간이 어떻게 사고하는지에 대해 알게 된다면 그것을 모방한 '인공지능'도 가능하게 되겠죠. 그런데 사람들은 하루에도 오만가지 생각을 다하며 살지만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지 아직까지 확실히 밝혀지진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앞으로 인공지능이 더욱 발전할 여지가 있는 것이죠. 그런데, 과거보다는 많이 밝혀진 부분이 있습니다. 김대식 교수는 '과거' 서양철학의 원류를 찾아가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인간의 '생각' 이라고 하는 것을 다시 말하면 '철학한다' 라고 할 수 있으니깐요. 철학에서 가장 유명한 문제와 논쟁거리가 바로 '보편'에 대한 것이죠. 그 보편은 올바름, 미, 정의, 선 등의 다양한 이름으로 불려질 수 있을 거라 봅니다. 저자는 보편을 기반으로한 생각의 변천을 파르메니데스에서 시작하여 헤라클레이토스, 아리스토텔레스를 거쳐 라이프니츠와 버트런트 러셀, 그리고 폰노이만에 이르는 과정을 설명해줍니다. 


문제는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것을 어떻게 사고하는지에 대한 것입니다. 기계에서 데이타를 이야기할 때 기계가 처리할 수 있는 방식의 데이터를 '정형 데이터'라고 하고, 아름답다, 맛있다 등의 기계 입장에서 처리하기 어려운 데이터를 '비정형 데이터'라고 말한답니다. 예전에 입장은 인간의 생각은 모두 언어로 바꿀 수 있고, 만약 기계가 알아들을 수 있는 방식의 언어로 바꾸기만 하면 '인공지능'이 가능하다. 라는 입장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정말 오랫동안 사람들이 연구를 했지요. 그런데, 그 유명한 모라벡의 역설로 부터 시작해 새롭게 밝혀지는 뇌과학적인 발표들이 방향을 틀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인간이 ‘쉽다’와 ‘어렵다’를 잘못 생각한 것에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중략) 결국 우리는 답을 알고 있기 때문에 쉬웠던 거죠. 단, 진화과정에서 고등수학 문제들은 풀 필요가 없었습니다. 뇌가 정답을 모르니 우리는 그냥 문제 자체가 어렵다고 생각했던 겁니다. p.78


인간에게 무척이나 어려운 고등수학은 기계화가 쉽게 되었는데, 사물을 알아보고 가볍게 걷고 하는 등의 인간에게는 너무 쉽다고 생각했던 것을 기계화 하는 것은 난관에 봉착했던 것입니다. 쉽다, 어렵다의 기준을 애초에 인간 위주로 생각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죠. 이 글을 읽다가 이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만약에 사회가 고등수학문제를 푸는 것이 생존에 필수적이라고 한다면 이렇게 수만년이 지나게 되었을 때 암산으로 고차원 편미분 방정식을 푸는게 '쉽다' 라고 느껴지게 되는 때가 오진 않을까? 하는 생각요. 물론 그런 날이 오진 않겠지만, 이런 생각을 통해서 우리가 익숙하고 쉽다라고 하는 것이 객관적으로 타당하며 사실적인 관점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눈,코,귀가 완벽하다면 뇌가 해석을 할 필요가 하나도 없습니다. (중략) 사실 이 해석 없이는 우리는 세상을 알아볼 수 없겠죠. p.97

세상에 있는 무언가가 눈을 통해서 들어오면 그 뇌가 해석한 결과물들을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거죠. 지금 우리 눈에 보이는 세상은 인풋input이 아니고 아웃풋output입니다. 이미 계산이 다 끝난.  p.98


이어서 저자는 인간의 생각 자체가 '착시'라고 이야기 합니다. 착시라고 해서 곧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말을 덧붙이면서요. 저도 그 말에 동감합니다. 저의 강의에서 고정관념이라고 하는 것을 이야기할 때와 같은 입장인것이죠. 우리는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해 해석하며 살아갑니다. 내 눈앞에 있는 빨간사과를 '빨간' 사과라고 인식하는 이유는 눈의 망막에 맺힌 사과에서 반사되어 나온 빛에 대한 시신경 신호를 우리 뇌가 '빨갛다' 라고 해석했기 때문인것이죠. 칸트가 순수이성비판에서 이야기했듯이 다행히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이런 해석기가 대부분 비슷하기 때문에 혼란이 일어나지 않을 뿐이지.. 절대적인 '빨간 사과' 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면에서 input 으로 세상을 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보는 세상은 이미 뇌의 해석을 거쳐 나온 output 이라는 말이 정확한 관점이라 봅니다. 

인공지능에 들어가기에 앞어서 정말 서론이 길다고 생각됩니다. 철학사와 심리학, 뇌과학 등의 이야기들이 계속되니깐요. 하지만 이게 곧 인공지능을 올바로 바라보고 연구할 수 있는 시작이 되는 생각이라고 봅니다. 어떻게How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왜?Why 라고 하잖아요.. 우리는 왜 이렇게 생각하게 되었는가?를 제대로 잡고 들어서지 못하면 잘못된 방향으로 '열심히' 하게 되는 우를 범할 수 있으니깐요. 

이런 이야기들이 흘러흘러 알파고에 이르고, 딥러닝과 특징표현학습에 대한 내용.. 고양이를 인식하는 방식, 심층학습을 이루는 수십층의 레이어에 대한 설명으로 이어집니다. 이 부분도 전문적인 내용을 아주 쉽게 표현해주고 있어 대중서로 손색이 없다고 여겨집니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약한인공지능과 강한인공지능에 대해 설명하며, 강한인공지능이 도래했을 때 인간의 위상에 대한 이야기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생각할 부분이 있을 것 같아서 인용문을 많이 가져와봤습니다. 


강한 인공지능이 생겼을 때 인류에게 주는 영향을 시뮬레이션을 해봤습니다.
구글이 만든 답, 정부가 만든 답, NGO가 정말 조심스럽게 만든 답. 
모든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해보니 결론이 항상 똑같습니다.
약간 시간적인 차이가 있지만 강한 인공지능의 모든 끝이 인류멸망입니다.  p.320

강한 인공지능이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겠죠. (중략)
‘인간은 지구에 왜 있어야 되나?’
이때 인간이 만든 ‘인간의 존엄은 절대적이다’는 설득력을 잃을 것입니다. p.322

지구에 인간이 있음으로써 모든 에너지와 공간을 가지고, 동물식물을 다 죽이고, 인간의 역사는 아름답지도 않고 허구한 날 싸움질하고 전쟁만 하죠. 
동시에 책은 또 그럴듯하게 씁니다. 각종 철학 책이나 종교 책들.
그렇게 전쟁을 할 거면 책이라도 그럴듯하게 안 쓰면 되는데,
이 그럴싸한 이야기들이 기계에 이미 입력되었기 때문에 기계 기준으로 인간 스스로가 만든 기준에 못 미친다고 판단하겠죠.  p.323



끝으로, 인공지능의 시대에 기계에 대체되지 않을 직업을 저자는 3가지로 정리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크게 보면 세가지 카테고리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첫째, 사회의 중요한 판단을 하는 직업들인 판사, CEO등은 자동화할 수 없어서가 아니라 사회에서 절대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겠죠.
둘째, 인간의 심리, 감성하고 연결된 직업들은 살아남을 겁니다. 약한 인공지능은 인간을 이해하지 못할 거라고 상상하기 때문이죠.
셋째, 가장 큰 카테고리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직업입니다. 
(중략)
인간이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데이터가 없는,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데이터를 만들어내는 방법밖에 없다는 거죠.  p.284


인공지능의 시대에 '창의성'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 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창의성 컨설턴트, 창의성 강사인 저도 바빠질 것이란 희망을 품어봅니다. 



위의 그림은 지금으로 부터 50여년전 1965년 이정문 화백의 미래 사회의 모습을 상상으로 그린 만화입니다. 어떻나요? 정말 많이 이루어진걸 볼 수 있죠? 아마도 이정문 화백만 이런 생각을 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누군가의 상상은 현실을 만들어가는 씨앗이 되죠. 혼자 상상하면 그냥 꿈으로 끝나지만, 함께 상상하면 그것은 현실이 된다고도 합니다. 멋진 미래 함께 만들어갔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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