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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민의 강의 Life] 세종시 장군면 - 마을 포럼 퍼실리테이션

[김성민의 강의 Life - 마을 포럼 퍼실리테이션]


  • 일시 : 2017년 10월 12일
  • 장소 : 장군면사무소
  • 대상 : 장군면 부녀회, 소방방범대원
  • 주제 : 마을 포럼 퍼실리테이션



 몇일 전 원전 공론화위를 통해 멈췄던 원전 건설이 다시 재개 되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탈원전의 기치를 내걸었던 현 정부와 대통령의 공약이 이행되지 않는 것이냐는 관점으로 우려를 표명하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은 것을 알 수 있었다. 민주주의는 다수결이라고 주입식으로 배우고 알고 있었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쪽수가 많다고 해서 원하는 것을 마음대로 좌지우지한다면 그것이 공리주의적 발상이며 다수를 위해 소수를 희생해도 된다는 폭력적인 행태가 아니고 무엇인가? 학창시절 민주주의에 대해 배울 때에도 교과서적으로 항상 나왔던 말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소수의견 존중' 이라는 말이다. 내가 애초에 가지고 있던 의견이 맞다고 하더라도 내가 인식하지 못하고 있던 이슈나 문제점이 무엇이 있는지 들을 수 있는 논의 과정이 필요하다. 그렇게 되었을 때 나의 생각이 보완되고 점차 개선되어 가는게 아니겠는가. 



퍼실리테이션이란 그런 공론화 과정에서 상대의 의견들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갖고 그를 통해 내게 부족했던 것을 보완해가는 의사소통의 과정이다. 


포럼에 참여한 한 사람은 어두운 밤길 가로등이 없어서 위험하니 밤에도 밝은 살기 좋은 곳이 되기 위해 가로등을 많이 세워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한다. 반면 옆에 농사를 지으시는 분이 가로등 불빛이 농작물을 자라지 못하게 한다며 세워진 가로등도 없애야 한다고 말한다.  인간사회에서 무엇이 정답이다 라는 것은 없다. 각자가 처한 상황과 필요에 따라 요구하는 것이 다를 뿐이다. 그런데 어두운 밤거리만 생각해서 가로등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사람도 듣고 보니 나의 결정이 누군가에게는 피해로 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조금은 다른 생각을 갖게 된다. 이것은 비단 농작물에 해당하는 사항만은 아니었다. 서울시 도시생활권 주민참여단 워크샵을 진행할 때에는 참여자 중 한분이 자신의 집 바로 옆에 켜있는 가로등 때문에 밤에 너무 환해서 잠을 깊이 잘 수 없다고 토로하기도 하니 말이다. 몰라서 그렇지 가로등에 의해 피해를 얻고 있는 사람이 또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해결안으로는 인체감지센서를 이용해서 사람의 이동시에만 가로등을 켠다거나, 가로등의 빛이 농작물이 있는 쪽이 아닌 사람이 다니는 보행도로에만 비추게 하는 등이 있을 수 있겠다. 그러나 그런 해결안에 앞서서 서로가 그런 필요를 모른다고 한다면 자기의 이익만을 주장을 하지  더 나은 대안을 생각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 


중지한 원전공사를 재개 한다는 것이 앞으로 미래의 탈원전의 방향을 모두 쓰레기통에 넣어버렸다거나 하는 상황은 전혀 아니다. 또한 탈원전을 해야한다고 생각했던 공론화위의 참여한 시민들이 지금의 상황에서 원전공사를 재개하는 것이 옳다고 마음을 바꾸었다는 것은 오히려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과 다른 의견을 지닌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고 공감했다는 뜻이니깐 말이다. 한두명의 전문가보다 (어쩌면 그 전문분야에서의 기득권때문에 주장을 바꾸기 어려울 때가 많다) 해당분야에 무지해보이는 다수의 의견이 더욱 소중한 것은 그것을 통해 내린 결정사항의 내용보다는 다수가 전혀 무지하지 않고 올바른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신뢰의 문화와 그것이 이루어지기 까지의 과정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번 장군면에서 있었던 마을 포럼을 통해서도 더욱 살기 좋은 마을이 되기 위한 모임으로 남게 되길 바란다. 



김성민의 북리지 - 함께 성장하는 책 리더십 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