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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경영/모든것의 본질

[김성민의 본질게임] 토르가 발휘한 창의력

[김성민의 본질게임 - 토르, 라그나로크속의 창의력]

(※ 글의 내용상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참고바랍니다)


언제나 믿고 보는 마블. 이번에도 여전히 실망시키지 않았다. 우주 어딘가에서 벌어지는 허무맹랑하며 만화같은 이야기인데도 2시간내내 눈을 뗄 수 없게 하였다. 아마도 MCU라고 하는 마블이 만들어놓은 세계관이 관람객에게 일으키는 착시현상 때문이 아닐까 싶다. 어쨋거나 오늘은 영화속 토르가 관람객에게 극적인 반전을 통해 통쾌함을 선사한 발상의 전환, 토르의 창의력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새로운 생각, 창의적 사고를 하려면 남들과는 다른 관점을 지녀야 한다. 그런데 다른 관점이라는 것을 오해하여 평소에도 괴짜같거나 엉뚱하며 삐따닥한 생각만 하는 것이라 생각해선 안된다. 사실 창의성에 대해 널리 퍼진 잘못된 오해 중에 하나가 이런 '미치광이 과학자' 신드롬이다. 내가 아는 한 지인은 창의성 강사가 양복에 넥타이를 매며 강의를 한다며 아주 크게 잘못되었다며 일장연설을 했던 적이 있다. 그 분은 아마도 알록달록 나비넥타이에 양말도 짝짝으로 신고 삐에로 같은 분장에 색깔안경이라도 써서 아주 특이하게 보여야만 창의성이란 강의와 어울린다고 생각하는것 같다. 전형적인 창의성에 대한 잘못된 인식의 한면이다. 그렇다면 창의성에서 말하는 다른 관점이란 어떤 것을 말하는 것일까?


이번 영화 토르에서 영화의 마지막에 토르는 매우 창의적인 발상을 통하여 절대악으로 여겨지는 빌런인 헬라를 무력화시키는데 성공한다. 그런 엄청난 도발적인 생각을 하게 된데에는 토르 스스로가 자신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게 되면서 가능하게 되었다. 일명 '각성' 이라고 하는 영웅이 자신의 참된 능력을 찾게 되는 순간에는 관점의 전환이 있다. 이런 관점의 전환에는 '질문'과 '본질' 이라는 재료가 필요하다. 



토르가 위기에 처했을 때 아버지 오딘을 환상중에 만나게 된다. 거기에서 오딘은 헬라에 의해 망치가 부서져 없어져버려 힘을 쓸 수 없다는 토르에게 이런 질문을 던진다.


너는 망치의 신 토르냐?


이 질문은 본질에 대한 물음이다. 질문과 관점은 말과 마차의 관계라고 했다. 질문이 방향을 틀면 관점은 그에 맞춰 따라오기 때문이다. 토르는 자신이 망치의 신이 아니라 '천둥의 신(god of thunder)'임을 스스로 알아차리고 드디어 각성을 하게 된다. 자신에 대한 관점의 전환은 계속해서 당하고만 있던 토르가 주도권을 잡아 영웅적 활약을 하게되는 계기가 된다. 


이 와중에 또 한번 중요한 장면이 나온다. 본질에 대한 통찰이다. 창의성은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 것을 아무말 대잔치 하듯 마구 뱉어내거나 엉뚱한 이야기를 쏟아내는 것이 아니다. 그것이 아무리 새롭게 보이더라도 우리는 엉뚱함 그 자체만으로 이루어진 생각을 창의적이라고 받아들이지 않는다. 남과 다른 생각에는 '본질'을 기반으로 하여야 한다. 토르가 발휘한 기지넘치는 창의력은 바로 이 '본질' 이라는 것에 대한 통찰로 부터 기인한다. 


그것을 알게 하는이도 역시 아버지 오딘이었다. 


아스가르드는 장소가 아니라 백성들이다.

Asgard is not a place, it's a people.


토르가 아스가르드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아스가르드가 유지되는 한 헬라는 그 땅으로 부터 계속해서 힘을 얻게 된다는 딜레마에 빠진다. 게다가 힘으로도 역부족이어 헬라를 제압하기 힘든 상황에서 아주 상상할 수도 없는 결정을 내린다. 영화 초반에 토르 자신이 끝장을 낸 불의 거인 수르트(아래사진)를 부활시켜 아스가르드를 멸망케 한다는 말도 안되는 반전이다. 이런 생각을 창의성에서는 흔히 '역발상' 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역발상'은 결과론적인 것이고 우리가 해야할 질문은 '왜?' 이런 생각이 가능했느냐는 것이다. 



답은 앞서 언급한 오딘이 했던 말에 있다. '아스가르드는 장소가 아니라 백성' 이라는 본질을 포착했기 때문이다. 아스가르드가 장소라고 생각을 한다면 수르트를 깨워낸다는 생각은 도무지 나올 수 없는 생각이다. 그러나 아스가르드가 백성 임을 알게 된 토르는 수르트를 다시 불러내고 아스가르드 땅은 불에 휩싸여 멸망을 맞이한다. 아스가르드가 멸망함으로써 거기에서 오는 힘을 받고 있던 헬라 역시 제압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그 와중에 참된 아스가르드인 '백성'은 모두와 함께 무사히 탈출에 성공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본질이 아닌 형식(장소)만 보기 때문에 다른 관점(백성)의 생각에 제약을 받는다. 왜 창의적인 사람들의 생각이 남들과 '다르다'라는 느낌을 주는지는 명백하다. 엉뚱하고 괴짜같은 말을 하기 때문이 아니라 본질을 보기 때문이다. 그것도 남들은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던 것을 말이다. 우리는 오랫동안 축적된 경험치를 통해 본질보다는 형태와 형식에 익숙한 채 살아가고 있다. 이는 우리가 살아가는 삶, 그리고 주변을 인식하는데에 있어서 보다 '효율적'이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러나 평소에 아무 문제 없던 그런 효율성이 창의적인 생각이 필요로 할 때 걸림돌이 됨을 알아야 한다. 토르가 자신의 눈에 보이는 '망치' 라고 하는 형식에 의존하게 될 때 '천둥의 신'이라고 하는 본질을 보지 못하여 두눈을 뜨고 있지만 한눈으로 보는 것과 같았던 것과 마찬가지다.  누구든 본질을 바라보고 끊임없이 사고하는 사람은 토르 이상의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헐크로 변한 박사학위 7개나 가진 배너 박사도 못했던 창의력을 말이다.



김성민의 북리지 - 함께 성장하는 책 리더십 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