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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경영/모든것의 본질

[김성민의 본질게임] 본질을 지키는 것이 스마트워크이다

[김성민의 본질게임 - 본질을 지키는 힘]


 몇주전 나는 경북 성주에 있는 한 호텔의 화장실에서 본질게임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느끼게 된 사건이 있었다. 화장실에 들어가서 큰일(?)을 보기 위해 메고 있던 가방과 입고 있는 양복을 걸어놓으려고 하는데, 명색이 호텔씩이나 되면서 화장실에 걸이가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몇초간을 찾다가 나의 눈에 들어온 것은 커다란 두루마리 휴지. 그 휴지는 내가 그토록 찾아헤매던 걸이를 선점하고 있었다. 



그날은 경북에 있는 한 업체의 초급관리자를 위한 스마트 워크 과정을 강의하러 온 날이었는데, 강의에 앞서 들른 화장실에서 전혀 스마트하지 않은 상황을 경험하게 된 것이었다. 왜 휴지는 저기에 걸려 있었던 것일까? 


 기업 조직에서 일을 하다보면 스마트 하지 않은 상황을 많이 경험하게 된다. 다양한 이유에서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지만 핵심은 본질을 보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10여년 전 반도체 개발 연구원으로 재직 당시에 개발기간의 촉박함으로 그 당시 파트장은 중대한 결정을 내렸다. 주야간 2교대를 해서 개발기간을 맞추자라는 내용이었다. 나 역시 3일간의 야간 일정이 계획되어 있었는데, 3일째날 저녁시간에 개인적으로 아주 비싼 금액을 내고 듣는 외부 강의가 있었던 나는 야간 이틀동안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하여 결국 문제를 해결하고 더 이상 나를 비롯해 누구도 야간업무를 지속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을 만들어 내었다. 

 그리고, 아침 교대시간에 파트장에게 이제 더이상 야간 업무를 할 필요가 없으니 3일째 야간은 취소하고 바로 다음날 주간 근무로 들어가겠다 라고 보고를 하였다. 어떻게 되었을까? 

 파트장은 이렇게 말했다. "이미 2주간의 주야간 근무 계획을 위에 보고도 했고, 아직 그 기간이 끝난 것은 아니니 마지막까지 진행하겠다. 선임으로서 모범을 보여라" 

 물론 지금에 와서 생각하면 리더로써 많은 고민을 하면서 내린 결정이었을거라 생각이 된다. 내가 알지 못하는 리더로서 여러가지 말 못할 상황도 있었을테니깐 말이다. 하지만, 애초에 본질인 '개발기간을 맞추기 위함' 이라는 것을 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보고된 '형식' 인 주야간 2교대 근무를 지속시키는 것은 전혀 스마트 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본질을 잊으면 억지가 남는 것이다. 


 화장실 청소부가 보기에는 추가 휴지를 걸어 놓기에 적격인 장소가 바로 위 사진의 걸이였을 것이다. 물론 하단에 휴지걸이통이 별도로 있다. 왜 걸어놨을까? 첫째는 휴지를 많이 걸어놔야지 휴지 교체주기를 길게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한번이라도 화장실에 덜 신경쓸 수 있을 테니 그게 효율적이라고 보았지 않았나 싶다. 두번째로는 그렇게 걸어놓으려고 했을 때 눈앞에 보인 크기가 딱 맞아 보이는 걸이가 그곳이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런 것을 심리학에서는 기능적 고착이라고 말한다. 본질을 보지 않으면 눈에 보이는 형태에 곧바로 반응해버리는 것이다.  창의성 과정중에 아래 문제를 풀어보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단번에 답을 내어버린다. 



간단하네.  가위로 줄을 잘라버리면 되지! 라고 생각하고 거기서 모든 사고가 멈춘다. 왜 그럴까?  가위를 보았고 끊을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문제에서 자물쇠를 가장 빨리 분리하는 방법은 자르거나 하지 않아도 그냥 슬며시 묶인 부분을 구멍으로 잡아당기어 자물쇠를 넣어버리면 쉽게 풀리게 되어 있다. 


여기서 우리는 생각해보게 된다. 우리는 어떻게 스마트워크를 이룰 수 있을까?  우리는 어떻게 창의적일 수 있을까? 그것의 답은 '본질씽킹'에 있다.  화장실 상단에 있는 걸이는 호텔에 오는 손님이 화장실을 이용할 때 옷이나 가방을 걸어놓는 용도 라는 본질을 이해하고 있었다면  손님이 당황함을 경험하는 그런 일은 없었을 것이다. 우리 기업문화에서도 본질씽킹을 서로 장려해야 한다. 기존의 메뉴얼에 따라서 반응하고 일하는 방식은 변화가 느린 세상에서는 나름 괜찮은 방식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어느때보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조직은 혁신해야하는 때이다.  업무를 할 때 이것의 본질은 무엇이었는지를 한번 생각해보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생산성은 높아질 것이다. 효율보다 더 중요한 것은 본질이다. 그것이 효과성을 나타내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본질을 지키는 것이 스마트 워크이다. 





김성민의 북리지 - 함께 성장하는 책 리더십 지혜